『 심연에서 』
이윽고 커다란 파도와 참혹한 죽음이 네앞에 당도했다.
지옥의 문이 눈앞에 있다.
노인은 힘겹게 고통을 겪고
갓난아이는 호흡에 곤란을 느낀다.
괴이한 나라로 뚫린 나의 길
끝간 데를 모를 공포의 땅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생각에 빠져
칠흑 같은 암흑을 깊은 바닥 가장자리 더듬어 헤매고 있다.
내 오직 아는 건 심판이 내려졌다는 사실뿐
나의 깊은 광란의 땅을 스쳐 지나고
세상은 이미 내 등 뒤에 섰고
내가 받은 것은 월계관이 아닌 가시 면류관일 뿐
내 구원은 오직 가슴 속 깊은 신음
주여, 당신께 온전히 저를 맡기니
싸움도, 영광도 모두 당신의 것
날 죽이시고, 당신의 숨결로 다시 살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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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취 』
(- 로마서 6:22, 요한복음 7:38, 단테의 <신곡> 연옥편 28∼29곡)
멀고도 험한 좁다란 길. 오랜 세월 불안에 싸여 거듭된 여정.
마침내 그 꼭대기에 오르고 말았네.
그리스도의 흘리신 피, 그 은혜가 없었다면
끝까지 오르지 못했을텐데.
맞아, 피에는 피. 아무리 노력해도 쉽사리 지옥을 빠져나오긴 어렵지.
이 세상 역시 자신에 속한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 비할 데 없이 귀하고 비싼 목숨
이 중에 자유를 지키고 있을 이 과연 몇일까?
진정한 자유란 죽음으로 지켜지는 자유.
그대는 온몸을 던져 하나님의 충실한 하인이 되어야 한다.
현세에선 일용할 빵이 그 대가이며
내세에선 영원한 생명과 영혼이 그것이로다.
그래서 너는 구속받은 중에 더욱 자유롭고
풀어 버릴 수 없는 사랑의 고삐에 매어져 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었지만 ── 마침내 너는 삶의 목적.
그리고 행복을 찾았노라.
이제 네 앞에 펼쳐진 길은 밝고 곧은 편안한 오르막길.
네 발길 앞엔 회의도, 추억도 다 스러지고
아무리 험난한 길이나 가파른 절벽도 널 막지 못하고
짙은 안개 역시 네 눈을 미혹시키지 못한다.
찬란한 태양
네 앞길에 희망을 뿌리니
오, 주여, 구세주여 당신에게 감사를.
일찍이 나를 위해 흘리신 피에 더욱.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졌으니 ── 제 마음은 온전히 당신 것입니다.
제 자유로운 의지로 제 마음을 바치오니
은혜로운 섭리를 계속 베풀어
이 세상을 당신 뜻대로 마감하게 하소서.
뜨거운 성령, 진리와 힘으로
텅 빈 마음 속에 부어 주소서.
당신의 그 뜨거운 성령
온 세상 사람들 위에 임하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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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
겨울 가고 봄이 오면
맑게 개는 골짜기
풀밭은 초록으로 싹터 나오고
곳곳마다 파릇파릇 움이 튼다.
하늘은 연푸르게 빛나고
햇살은 보드랍게 내리비친다.
이 세상 그토록 음산하더니
오늘에사 이토록 기쁨에 넘친다.
고목에 싹이 트누나,
물이 오른 잔가지에서.
오 내 맘이여, 너는 지금도
예나 이제나 아주 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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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은 기쁨처럼 』
- 오블레 드 비어 -
언제나 떳떳하게 굳건하게
그리고 평안해야 한다.
슬픔은 사람을 강하게,
깨끗하게, 특히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그 본령이다.
사소한 걱정은 태워 버리고
위대하고 진실하며 영원불멸인 사상
이것들을 찬양할 힘이 있어야 한다.
『 전혀 새로운 왕국 』
이제 암담한 파도를 헤치고 항해는 끝나
칠흑 같은 항로에 다리가 놓였다.
내가 영혼의 배를 타고 무사히
도착한 곳은 전혀 새로운 왕국.
아주 이상하고 독특한 행성인가?
아니면 지상의 어떤 동산일까?
가깝고도 아주 먼
이를 아는 이 별로 없는 곳.
속세의 먼지어린 짐들은
기억 저편에 남겨 둔 채로
행복은 자기 주장을 버림이요.
살아 있는 인생은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곳.
진정 이 곳이 그대 찾던 나라인가?
그렇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가?
그대를 결박하던 모든 것과 결별하고
진정 자유로 가득 찬 대기를 호흡할 수 있겠는가?
이 곳을 떠나서는 아니 될 것이야.
온전한 구원이 그대에게 임하리니.
그대의 앞길 밝혀 준
성자의 발자국이 확연히 보이네.
매일 아침마다 체념을 하고
그 체념으로 승리를 얻으리라.
괴롭고 피곤한 고난은 가고
어둠 걷힌 뒤 오는 밝은 아침을 맞자.
『 5월의 첫날 』
음침한 날씨와 함께 5월은 시작한다.
내 영혼이여, 섭섭해하지 말라.
영혼을 싼 껍데기는 덩달아 우울할지라도
내 영혼은 한 점 흔들림없이 하나님을 향해 달려가리니.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고.
하물며 언젠가 죽어 썩을 육신.
몸을 아껴 피로 그 대가를 치를 것인가?
영혼은 언제라도 훌훌 속세를 떠날 수 있다.
해 저물녘 인생의 끝에서
그대는 하나님의 광휘를 볼 수 있겠지.
갈 길이 아무리 멀다 해도
하나님만 믿으면 그 끝에 다하리.
이미 그대가 절반 넘어간 순례의 길.
과연 그대에겐
무엇이 주어졌는가?
그 어려운 고행의 길을 간 대가로.
그러나 고개를 들라.
저기 그 꼭대기가 보이고
그대를 반기는 성도들의
기쁨어린 합창 소리 들릴 것이다.
후회나 한탄말고 계속 나가라.
그동안 얻은 것은 단속을 하고
해 있는 동안 부지런히 걸으면
해 저물녘 그대에겐 평화 있으리.
『 광야에서의 탈출 』
(- 신명기 2:7 -)
이제 지겨운 미움의 옷을 벗고
서로 사랑하도록 하자.
아직도 남아 있는 마음 속
무거운 짐을 던져 버리라.
우리는 하찮은 지푸라기일 뿐
온갖 빛나는 보석도 싫고
오직 주의 뜻과 진실로
우리의 기쁨을 삼으리로다.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행복과 마음의 고향
드디어 찾아낸 이 귀한 진주를
언제까지 내 품에 지니고 싶다.
이제 지겨운 미움의 옷을 벗고
서로 사랑하도록 하자.
오래 전 마음 깊이 묻어 두었던
사랑을 지금 펼치도록 하자.
『 레 테 (망각의 강) 』
'용서'라는 말만큼 은총 넘치는 말은 없다.
그러나 그 말이 마지막 말씀은 아니다.
은총에 가득 찬 나라에서
오래전 철없이 지었던 죄를 기억하고 싶은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예전의 부정적인 기억은 지워 버리자.
새로운 생명은
새로운 밝음과 함께여야 한다.
우리를 괴롭혔던
다른 이들의 행동도 잊기로 하자.
진정 잊지 못한 채 입으로만 하는 용서엔
항상 원망이 숨어 있으리라.
우리의 이상향인 하나님의 나라엔
땅 위의 추억이란 있지도 않다.
어둠이 그림자를 삼켜 버리듯
밝은 빛살 흐름으로 몸을 밝히기로 하자.
※ 칼 힐티(Carl Hilty)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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