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7. 7. 23:57

(시)『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머리 속을 하얗게 비워낸 속에서도
    생각나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아한 봄날 하얀 목련 꽃 그늘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슬비 내리는 여름 우산 속 포근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비 추적거리는 어느날
    플라타나스 낙엽의 가슴 서늘한 낙하를 보며
    어깨 기대고 싶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없는 새벽눈길에
    나란히 두 줄기 발자국 내며 걷고 싶은 사람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거리에 덩그마니 놓여있는 빨간 우체통을 보며
    가슴 설레는 사연 담아 보내고 싶은이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쇼윈도우에 걸린 멋진 옷을 보며
    생각할 수 있는 이도 다름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중전화기에 남아있는 동전을 보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쾌하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를 들으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길에 함께 동행하고픈 이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이렇게 매 순간 순간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이 가고 올 때도
    슬퍼서 눈물이 나올 때나 기뻐서 함박웃음을 지을 때도
    예쁜 옷 입고 내보이고 싶을 때도
    맛있는 음식 먹을 때도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보면서도
    가슴저리는 글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도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순간에도

    내 삶의 모든 순간순간에
    함께 할 수 있는 이가 오직 당신,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도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깨어있는 모든 순간 기억 하고픈 이가 바로 나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난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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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웃는 걸 참 좋아한다. 아주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바람에 머리가 날리는 것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지프의 지붕 위에 앉아서 수풀 속을 달릴 때가 그렇다.
    목이 좀 추운 게 문제지만. 그리고 친한 친구를 만나서 꼭 끌어안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힘껏 끌어안는 것도 좋아한다.
      나에겐 엄마 아빠가 계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친한 친구도 있다.
    필요한 건 전부 다 가진 셈이다....
       
    / 티피 드그레 / "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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