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6. 21. 23:26

" 침례를 안 주면 쏴 버리겠소! "

┃주의 말씀들은 순수한 말씀들이라. (시편 12:6)┃

 

  자유 세계에서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의 젊은 그리스도인 앤마리는 그렇지 않았다. 감옥에 갇혀 고문을 당하는 중에도, 그녀의 머리 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저 간수를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녀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을 고문하는 간수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아름다운 나라를 계속 전했다. 그럴수록 간수의 주먹질과 채찍질은 심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고문과 매질이 그칠 때마다 그에게 하나님을 전했다.
  그녀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말이 악인에게 먹혀들기 시작했다. 한번은 간수가 조롱하며 물었다.
  "네 하나님에 대해 더 지껄여 보지 그래!"
  간수는 때리다 지치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간수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시간이 그녀가 복음을 전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 앤마리는 간수의 요구에 응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나를 때려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아무리 때려봐야 내게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물론 당신을 향한 뜨거운 나의 사랑도 결코 빼앗지 못할 겁니다."
  그러자 간수가 비웃으며 말했다.
  "대개 여자는 남자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 주길 기다리지. 근데 네가 날 사랑한다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어서 지하 교회 조직이나 불어! 안 불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네가 하나님과 나와 다른 남자들을 다시는 사랑할 수 없도록 이 채찍과 주먹으로 아주 요절을 내 주겠어!"
  "당신이 나를 때릴 때 당신 손을 보니 참 예쁘더군요. 당신이 그 손으로 아내를 껴안아 주면 그녀는 정말 좋아하겠지요. 한 사람이 포옹하면 두 사람이 기쁨을 얻습니다. 포옹하는 사람과 포옹받는 사람 둘 다 기쁘지요. 하지만 매질과 고문은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매질과 고문은 당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끔찍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고통스런 비명을 듣는 당신에게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똑같은 비명소리를 들어야 하니까요. 그러다간 분명히 미쳐버릴 겁니다. 그러니 그 예쁜 손으로 매질과 고문은 그만두고 사람들을 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지요. 처녀가 남자에게 정말 하기 곤란한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상황이니 말씀드리지요. 당신 입술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당신이 아내에게 키스해 줄 때면 그녀는 행복에 겨워하겠지요. 그러면 두 사람 모두 아주 황홀하겠지요. 뭐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키스가 욕설이나 화내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 욕설은 자신과 상대방을 모두 더럽힙니다. 그러니 욕설 대신 키스를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러라고 우리 입술을 지으셨거든요."
  "도대체, 어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주워 들은거야?" 간수가 물었다.
  그러자 앤마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게는 남자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다정한 분이지요. 그분이 나를 사랑하십니다. 그뿐인 줄 아십니까? 그분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 자신의 즐거움을 구하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그런 사랑 말입니다. 그분을 알고 난 후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습니다. 포옹을 받든 매질을 당하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지금 증오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부디 사랑을 사랑하길 바랍니다."
  간수는 앤마리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녀는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며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간수는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간수가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 남자 친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그 사람 말이 맞소. 포옹이 매질보다 낫고 키스가 욕설보다 낫소. 왜 이 단순한 진리를 진작에 깨닫지 못했는지 모르겠소. 근데 도대체 당신이 말하는 그 남자 친구가 누구요?"
  앤마리는 간수에게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말해 주었다.
  "어떻게 하면 나도 그 사람 친구가 될 수 있겠소?"
  "회개하고 침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럼 즉시 침례를 주시오."
  "전 침례를 줄 수 없습니다!"
  그녀는 특별한 경우에는 누구나, 심지어 아이까지도, 침례를 줄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간수는 그녀에게 권총을 겨누며 말했다.
  "내게 침례를 주시오. 안 그러면 당신을 쏴 버릴거요!"
  그의 말이 이상해 보였지만, 두 사람은 "천국은 폭력으로 탈취되고, 폭력을 쓰는 자들이 힘으로 그것을 차지하느니라."(마 11:12)는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이루었다. 간수는 하나님 나라를 너무나 원했다. 그러기에 자기도 모르게 권총을 빼들고 말았다.
  간수는 앤마리를 큰 욕조로 데려가 물 속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도 따라 들어갔다. 앤마리는 간수에게 침례를 주었다. 얼마 후 회심한 간수는 위험을 무릎쓰고 그녀에게 석방 서류를 내밀었다. 바로 앤마리가 석방되던 날 죽은 다른 여죄수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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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차드 범브란트 /『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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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FACE OF SURRENDER
By
Richard Wurmbrand


Copyright ⓒ 1998 by Richard Wurmbrand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under the title
In the Face of Surrender
published by Bridge-Logos Publishers,
1300 Airport Road, Suite E
North Brunswick, NJ 08902, USA
All right reserved.

2000 / Korean by Word of Life Press, Seoul, Korea.
Translated and published by permission.
Printe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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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장ː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 】

    ━ [6] "침례를 안 주면 쏴 버리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