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겨울, 극동방송 사장 비서실이라면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날은 수요일이었는데 ‘내일 아침 조찬기도회가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사장님의 전언이라고 했다. 몇 시에 가면 되느냐고 했더니 새벽 6시라 했다. 겨울 6시라면 깜깜할 텐데, 하지만 나는 그 요청을 수락하고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그 시간에 극동방송국으로 갔더니 지하 장소에 약 3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내 옆에는 모 재벌그룹 부회장이, 오른쪽에는 새마을운동본부장이었던 김집 박사가 자리했다. 그 시간에 했던 일이란 인사말이나 설교도 없고 개역성경을 한줄 씩 이어 읽고 아침을 먹는 것이었다. 별 희한한 조찬기도회라고 생각되었다. 내가 항공사에 근무했을 때 나는 김장환 목사를 호놀룰루에서 만났었다. 그때 나는 술도 한잔 거나하게 했고 담배도 피우고 있었는데, 그가 복음 비슷한 것을 말했을 때 나는 거절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나는 한 권의 책을 읽다가 우연히(?)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믿고 거듭났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에 호놀룰루 같은 호텔 식당에서 김목사를 다시 만났다. 그에게 인사하며 구원받았노라고 말해줬더니 그가 무척 기뻐했었다. 그 후 서울에서 쉬는 주일날이면 수원까지 가서 두 번 예배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번은 조영남 씨가 와서 신학 공부할 것이라며 통기타 치며 노래도 불렀던 기억이 있다. 나는 항공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가면서 김목사에게 인사를 갔고, 그는 교단 배경을 알아보고 공부하라고 권면했다. 그의 뜻은 미국 남침례교 학교로 가라는 것이었으나 나는 나대로 근본주의 침례대학에 갔었다. 그로부터 6, 7년이 지난 후 김목사와 조찬기도회에서 만난 것이 전부였다. 아마도 그는 내가 취직자리나 부탁하러 오지 않을까 하고 짐작했을는지도 모른다. 허나 그가 조용기 목사가 국민일보를 만들 때 가세하여 그를 지지한 것을 보고 나는 그의 신앙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그 후 극동방송에서 오후 1시 프로그램으로 한 시간짜리였는데, 가수 허수남 씨와 탤런트 김민정 씨가 나와 대담했다. 그날 그 자리에서 나는 성경이 변개되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그들도 무척 고무된 것 같이 보였다. 우리 교회가 합정동에서 현재 방화동으로 이사 온 후 얼마 안 되어 1997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주일날 아침에 극동방송에서 직원들이 와서 우리 교회 예배 실황을 녹음하여 방송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책임자에게 나의 설교는 한국 교계의 다른 교회들의 설교와 달라서 방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이 설교가 나가면 항의 전화가 극동방송에 빗발칠 것이라고도 말해줬다. 그들은 그래도 굳이 녹음하겠다며 나에게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녹음을 마쳤다. 우리 교회는 저녁 예배를 오후 2시에 하기에 잠시 쉬고 있는데 또 어떤 사람이 와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극동방송 과장인데 지나다가 방송국 차가 있어서 들어왔다고 했다. 잘되었다 싶어 나는 그에게 방송국의 호의는 고마우나 나의 설교를 극동방송이 방송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더니 그는 그가 책임지고 방송하겠다며 언젠가 내가 극동방송 직원들에게 설교했을 때 큰 감명을 받았노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방송이 나갔다는 연락이 없었다. 그러더니 전화가 왔다. 설교가 너무 강해서 내보내기 어려우니 조금 약한 것을 보내달라고 했다. 나는 그들이 그럴 줄 알았다. 그들의 사역의 기반이 예수 그리스도(진리)가 아닌 바에야 세상을 향하여 무엇을 하겠다는 것일까? 그 방송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방송이 아닌데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직원 중에 한 사람이 극동방송의 한 국장과 함께 전에 같은 교회에 다녔던 관계로 다른 테이프를 하나 골라 그 사람을 통해 전했던 것 같다. 그 직원은 곧 사직하였지만... . 그 후 극동방송에서는 좀 약하다는(?) 그 설교도 내보내기가 어렵다고 전해 왔다. 나는 웃으면서 ‘처음에 내가 뭐라고 말했던가?’라고 했다. 그런 물렁한 방송이 성령의 칼을 어떻게 다룰 수 있으며, 아무 설교나 돈 받고 내보내는 방송이 어떻게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다룰 수 있겠는가? 내가 왜 극동방송을 듣지 않은지 이제야 알겠는가? 자신들을 교회라고 소개하고 복음방송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 왜 어려운가? 그러나 하나님의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연인들과 육신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일들을 다룰 수 없다(고린도전서 2:14∼16). 왠지 아는가?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분의 사역자로 인정하지도 않기에 그분의 일들을 그들에게 위탁하시지 않기 때문이다.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지 않는가? 덩치가 크다고 해서 다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여기지 말라. 골리앗과 주님이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 인터넷 신문 ‘바이블 파워’ (2008-12-18) ... ───────────────────────────
Bible believers.
────────────────────────────
|